드디어 마지막 편이에요!
1편에서는 영어 원서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2편에서는 AR이 무엇인지, 3편에서는 SR 결과지를 어떻게 읽는지 살펴봤어요.
오늘은 그 모든 걸 실제로 써볼 차례예요.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앞에 두고 “이거 우리 아이한테 맞을까?”를 판단하는 방법을 정리해드릴게요.
이 시리즈의 순서
- 1편. 영어 원서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 2편. AR 지수 완전 정리
- 3편. SR 테스트 완전 정리
- 4편. 우리 아이에게 맞는 영어 원서 고르는 법 ← 지금 보고 계신 글
오늘 다룰 내용
① SR을 안 봤어도 괜찮아요 — 기준선 찾기
② 책의 AR 지수 확인하는 법
③ 다섯 손가락 규칙 — 그 자리에서 확인하기
④ 레벨을 올리기보다 넓혀보세요
⑤ 리더스북에서 챕터북으로 넘어갈 때
⑥ 마지막으로, 숫자보다 먼저 볼 것
① SR을 안 봤어도 괜찮아요
3편에서 ZPD 이야기를 했죠.
SR을 보셨다면 결과지에 나온 ZPD 범위를 책 고르는 데 활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ZPD가
2.7~3.8이라면, AR Book Level 2.7부터 3.8 사이의 책부터 찾아보는 거예요.그런데 SR을 안 보셨어도 괜찮아요.
아이가 이미 읽은 책에서 출발점을 찾을 수 있거든요.
방법은 간단해요.
아이가 최근에 재미있게, 그리고 편하게 읽어낸 책 한 권을 골라보세요.
그 책의 AR Book Level을 확인해요.
그 숫자를 다음 책을 고르는 출발점으로 삼아보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편하게 읽어낸 책’ 이에요.
끙끙대며 겨우 끝낸 책보다는, 아이가 큰 부담 없이 읽고 내용도 이해한 책이 지금 아이에게 맞는 구간을 찾는 데 더 도움이 돼요.
한 권만 보기보다 두세 권 정도 확인해보시면 더 좋아요.
비슷한 숫자가 반복해서 나온다면 그 구간을 다음 책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어요.
다만 이 숫자가 아이의 읽기 수준을 딱 잘라 알려주는 정답은 아니에요.
책을 고르기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해주세요.
아이가 실제로 얼마나 편하게 읽는지,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는지도 함께 보는 게 중요해요.
② 책의 AR 지수 확인하는 법
그럼 책의 AR Book Level은 어디서 확인할까요?
대표적으로 AR BookFinder를 이용할 수 있어요.
AR을 운영하는 Renaissance에서 제공하는 책 검색 서비스예요.
arbookfind.com
책 제목이나 저자로 검색하면 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때 특히 볼 만한 항목은 두 가지예요.
- BL (Book Level) — 글 자체의 읽기 난이도
- IL (Interest Level) — 내용과 주제가 어느 학년대에 적합한지
예를 들어,
BL 3.2 / IL: LG처럼 표시돼요.
사이트에서는 어떻게 찾나요?
AR BookFinder에 접속하면 이용자 유형을 선택하는 화면이 나올 수 있어요.
부모님이라면 Parent를 선택해서 이용하시면 돼요.
사이트 구성은 바뀔 수 있으니, 접속이 어렵다면 국내 온라인 서점의 상품 정보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일부 영어 원서 상품에는 AR Book Level이 함께 표기돼 있기도 해요.
BL만 보지 말고 IL도 함께 보세요
2편에서 말씀드렸듯이 Book Level은 책의 텍스트 난이도를 나타내는 숫자예요.
내용이 아이 나이에 적절한지까지 알려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BL만 보고 책을 고르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요.
문장은 어렵지 않은데, 내용이나 소재는 훨씬 큰 아이들에게 맞는 책
특히 또래보다 영어 읽기를 잘하는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요.
읽기 실력만 보고 계속 높은 BL을 고르다 보면, 읽을 수는 있지만 내용은 아직 이른 책을 만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BL과 함께 IL도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IL의 학년 범위는 미국 학년 기준이에요.
LG, MG 같은 글자를 한국식 초등 저학년·중학년과 그대로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요.

③ 다섯 손가락 규칙 — 그 자리에서 확인하기
항상 AR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서점에서 책을 집어 들었는데 Book Level이 표시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고, 아이가 처음 보는 책을 바로 읽어보고 싶어 할 수도 있죠.
이럴 때 간단하게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영어권 독서교육에서도 오래 사용되어온 다섯 손가락 규칙(Five Finger Rule) 이에요.
방법은 이래요.
책의 한 페이지나 짧은 부분을 아이에게 읽어보게 해요.
모르는 단어나 읽기 어려운 단어가 나올 때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세어보세요.
한 페이지를 읽었는데 모르는 단어가 거의 없다면, 아이가 혼자 읽기 편한 책일 가능성이 높아요.
반대로 한 페이지에서 다섯 개 안팎 이상의 단어에서 계속 막힌다면, 혼자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어요.
다만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빠르게 난이도를 가늠하는 간단한 체크법이에요.
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내용을 이해한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한 가지를 더 보시면 좋아요.
“무슨 이야기였어?”
“왜 주인공이 이렇게 했을까?”
처럼 가볍게 물어봤을 때 아이가 내용을 따라가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숫자가 없을 때 바로 써볼 수 있다는 게 다섯 손가락 규칙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④ 레벨을 올리기보다 넓혀보세요 — 수평 읽기
여기가 오늘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에요.
영어 원서를 읽다 보면 자꾸 다음 숫자가 눈에 들어와요.
“이제 2점대 읽었으니까 3점대로 올라가야 하나?”
“이번 책 끝냈으니 다음 레벨로 넘어가야 하나?”
그런데 읽기는 꼭 숫자를 계속 올리는 방식으로만 늘지는 않아요.
오히려 비슷한 난이도의 책을 여러 권 읽는 경험이 아이에게 더 중요할 때도 있어요.
이걸 흔히 수평 읽기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같은 구간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비슷한 수준의 어휘와 문장 구조를 반복해서 접하게 돼요.
그러면서 처음보다 읽기가 점점 편해지는 아이들도 많아요.
반대로 한 권을 끝낼 때마다 바로 다음 단계로 올라가면,
아이는 계속
“새 책 = 어려운 책”
이라는 경험만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시리즈물이 좋은 이유
이럴 때 시리즈물이 꽤 유용해요.
- 등장인물이 익숙해요
- 이야기의 분위기나 배경을 이미 알고 있어요
-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반복되기도 해요
-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스스로 책을 집어 들기 쉬워요
같은 시리즈를 몇 권 이어서 읽다 보면 처음보다 훨씬 편하게 읽는 모습을 보실 수도 있어요.
아이가
“어? 이거 나 읽을 수 있네.”
라고 느끼는 경험이 쌓이는 거죠.
그 성취감이 다음 책을 고르는 힘이 되기도 해요.
다음 단계는 조금씩 섞어보세요
같은 구간의 책을 꽤 편하게 읽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때 조금 더 높은 Book Level의 책을 한두 권 섞어보세요.
아이가 큰 부담 없이 읽는다면 새로운 구간을 조금씩 넓혀가면 되고요.
반대로 많이 힘들어한다면 다시 익숙한 수준의 책으로 돌아와도 괜찮아요.
레벨은 한 방향으로만 올라가야 하는 계단이 아니에요.
쉬운 책과 도전적인 책을 오가면서 읽어도 괜찮아요.

⑤ 리더스북에서 챕터북으로 넘어갈 때
1편에서 얼리 챕터북 이야기를 했죠.
리더스북과 본격적인 챕터북 사이를 이어주는 책이에요.
리더스북을 제법 읽었다고 바로 챕터북으로 넘어갔는데 아이가 몇 장 읽다 덮어버린다면,
단순히
“단어가 어려운가?”
만 볼 필요는 없어요.
아이가 어디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두 가지를 한번 살펴보세요.
그림의 도움이 줄어들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나요?
리더스북에서는 그림이 이야기를 많이 도와줘요.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그림을 보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죠.
그런데 챕터북으로 갈수록 그림의 비중은 줄고 글의 비중이 커져요.
아이 스스로 문장을 읽고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야 해요.
그래서 읽기 실력 자체는 괜찮아도 그림이라는 지지대가 줄어드는 순간 갑자기 부담을 느끼는 아이도 있을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그림이 충분히 남아 있고 챕터가 짧은 얼리 챕터북을 조금 더 읽어보는 것도 좋아요.
긴 이야기를 이어 읽는 게 괜찮은가요?
챕터북은 한 번에 다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 읽은 이야기를 내일 다시 이어가야 하죠.
그래서 다음 날 책을 다시 펼쳤을 때 아이가 어제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지도 한번 봐주세요.
줄거리가 자꾸 끊기거나 앞부분을 기억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면,
짧은 챕터와 그림이 충분한 얼리 챕터북에서 조금 더 경험을 쌓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몇 점대가 되면 챕터북으로 가야 한다”
가 아니에요.
아이가 긴 이야기를 글 중심으로 따라갈 준비가 됐는지를 보는 거예요.
⑥ 마지막으로, 숫자보다 먼저 볼 것
여기까지 여러 방법을 정리해드렸어요.
AR Book Level도 보고, IL도 보고, ZPD도 보고, 다섯 손가락 규칙도 써볼 수 있죠.
그런데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레벨이 맞아도 재미가 없으면 아이는 책을 펼치지 않아요.
3편에서 말씀드렸듯이 ZPD도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에요.
아이가 실제로 어떤 수준의 책을 잘 읽을 수 있는지는 흥미와 배경지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공룡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라면, 평소보다 조금 어려운 공룡책에도 더 오래 관심을 보일 수 있어요.
반대로 Book Level이 딱 맞는 책이어도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없다면 몇 장 만에 덮을 수 있고요.
그래서 책을 고를 때 순서를 이렇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먼저 찾고 → 그 안에서 적절한 난이도의 책을 고르기
반대가 아니라요.
적절한 난이도부터 찾고 → 그 안에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 찾기
숫자는 아이가 좋아할 책을 골라내기 위한 필터이지, 출발점 자체가 될 필요는 없어요.
너무 어려운 책만 계속 만나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에게 맞지 않는 어려운 책을 계속 만나면,
“영어책은 힘들어.”
라는 느낌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읽기 수준을 높이는 것만큼 “나는 영어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해요.
편하게 읽는 책과 조금 도전적인 책을 섞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영어를 계속 만나고 싶어 하는지를 함께 봐주세요.
영어를 만나는 방법은 책 하나뿐일 필요는 없어요
알레프 키즈가 AR 레벨을 올리거나 영어 원서 읽기를 직접 훈련하는 서비스는 아니에요.
대신 책 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에도 아이가 영어를 만날 수 있는 다른 통로를 만들고 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마인크래프트 안에서 AI 원어민 친구 Annie와 영어로 대화하는 방식이에요.
짧은 문장이어도 직접 말해보고, Annie의 반응을 듣고, 다시 영어로 답해보는 경험을 반복해요.
영어를 배우는 방법이 책 하나뿐일 필요는 없어요.
읽는 날도 있고, 말하는 날도 있고, 게임 속에서 영어를 직접 써보는 날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영어를 오래 이어가는 것. 알레프 키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그쪽이에요.
오늘 정리
- SR을 안 보셨다면 아이가 편하게 읽어낸 책에서 출발점을 찾아보세요
- AR BookFinder에서 책의 BL과 IL을 확인할 수 있어요
- BL만 보지 말고 IL도 함께 봐주세요
- 숫자를 확인하기 어려울 땐 다섯 손가락 규칙으로 난이도를 가볍게 확인해볼 수 있어요
- 레벨을 계속 올리기보다 비슷한 난이도의 책을 여러 권 읽는 수평 읽기도 중요해요
- 익숙해지면 조금 더 어려운 책을 한두 권 섞어보고, 힘들어하면 다시 편한 구간으로 돌아와도 괜찮아요
- 챕터북으로 넘어갈 때는 그림의 도움 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는지, 긴 이야기를 이어 읽는 데 부담이 없는지도 살펴보세요
-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먼저 찾고, 그 안에서 맞는 난이도를 골라주세요
네 편을 마치며
시리즈를 시작할 때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영어 원서를 찾다 보면 리더스북, 챕터북, AR, SR, ZPD처럼 낯선 말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정작 처음부터 설명해주는 곳은 많지 않다고요.
네 편을 지나오면서
- 영어 원서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 AR Book Level은 무엇인지
- SR 결과지는 어떻게 읽는지
- 그리고 그 숫자를 실제 책 선택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강조할게요.
이 숫자들을 알아두는 건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기 위해서예요.
아이를 어느 칸에 넣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옆집 아이가 몇 점이라더라, 몇 학년인데 AR 몇을 읽는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 숫자를 먼저 보기보다 아이를 한번 봐주세요.
아이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면, 그게 지금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자리예요.
시리즈를 읽으면서 더 궁금해진 영어 원서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글에서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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